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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개척

동남아시아 국가는 왜 가난한가?(2)

안녕하세요?

저번글에 이어 동남아시아 국가가 가난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세계화로 인한 국제 무역의 성장과 자본의 거대화는 필연적으로 양극화라는 부작용을 불러오게 되었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실제적인 삶의 질 성장은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봐도 일부 어려운 계층도 아직 많지만 시간만 내면 가족과 해외 여행을 가는 정도의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모습이 크게 부러움을 주지는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1인단 소득 추이를 살펴보면 객관적인 지표를 확인할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6년 1인당 GDP가 12,978달러 였는데 2016년 기준 25,023달러로 성장하였습니다.

100%이상의 성장을 이룬 것입니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아직도 생활 수준의 향상이 기대에 많이 못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 태국은 인도차이나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경제 국가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태국을 예로 들면 1996년 1인당 소득 3,706달러에서 2015년 5,775달러로 50% 정도 성장에 그쳤습니다.

성장율도 그렇지만 절대적인 금액 면에서도 한국이 10,000달러 이상 증가한데 비해 약 2,000달러 증가에 불과했습니다.

중국이 1996년 부터 2015년 기간 1,335달러에서 6,497달러로 증가한것을 보면 태국이 성장세가 얼마나 미약했는지를 알수 있습니다.

이 기간 중국이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에서 모두 태국을 추월한 것입니다.

향후 성장율을 연평균 3%로 가정하면 인구 증가율을 고려시 태국의 1인당 GDP가 10,000달러가 되기까지 20년 이상 기다려야 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태국은 왜 중진국 함정에 빠졌을까?

 
이러한 근본 원인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경제 성장이 정치를 비롯한 사회 구조까지 모두 포함한 진보에 의한 것임을 고려할때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정치와 사회가 충분한 개혁을 이루어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제레미밴담(Jeremy Bentham)이 1971년 고안한 파놉티콘(panopticon), 원형 감옥이란 개념이 있습니다.

파놉티콘은 원래 다 본다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위 그림에서 보면 원형의 중앙 감시공간을 기준으로 원 주위를 따라 죄수들의 공간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핵심 개념은 중앙 감시 공간은 어둡게 유지하면서 죄수들의 방은 항상 밝은 상태로 감시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죄수의 입장에서 보면 중앙에서 간수가 자신을 보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언제나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심리적 불안감으로 죄수는 불안에 떨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한마디로 답을 찾기는 힘들지만  동남아시아 국가의 정치 형태는 이런 파놉티콘의 작은 현실판이 아닐까 합니다.

 

1990년대 초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폴, 태국을 일컬어 아시아의 다섯마리 용이라고 일컬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중 태국은 풍부한 자원과 천혜의 자연 환경으로 축복받은 국가로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국이 실제적으로 식량을 자급 자족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할때( 만약 농산물 수입이 막힌다면 우리나라의 쌀 자급률은 20%미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태국과 같은 환경은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특히 태국 관광객은 2015년 기준 약 3000만명에 이를정도로 아름다운 자연은 축복이라고 밖에 할 수 없겠습니다.

그럼에도 고도 성장이 실패한 이유는 국내 고유 자본 축적의 실패에 1차 원인이 있습니다.

이는 필리핀이나 태국, 베트남등이 비슷한 상황인데요..

전통적 경제 성장은 노동과 자본의 활용이 얼마나 성공적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삶의 질 문제에 있어 노동과 자본의 상호 관계는 전체 자본의 성장률 보다는 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자본이 얼마나 축적이 되느냐의 문제가 중요합니다.

국가의 전체 인구 중가는 노동력과 소비력의 증가라는 점에서 전체 경제력을 늘리는데 도움을 주게 됩니다.

하지만 가난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단순한 인구 증가는 가계의 저축을 방해하여 현실적인 개인의 삶의 질 향상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인구 대국인 방글라데시나 나이지리아 같은 국가를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개인이 소비 주체로서 생산을 늘리는 단계에 이르기 까지 산아 제한 정책을 통해 인구 증가율을 둔화 시키는 정책을 추진합니다.

1970년대 한국의 성공 사례가 대표적이라 하겠습니다.

최근 중국이 한자녀 정책에서 두자녀 정책으로 완화한 것도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개인이 소비 주체로써 생산성 증가를 가져올 정도의 내부 자본 축적이 이루어 졌다고 정책 당국이 판단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 30여년간 동남아 국가의 자본 축적 특히 개인의 저축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동남아시아 국가가 왜 가난한가를 이해하는데 중요 포인트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1985년 미국은 자국의 경제를 위해 세계를 상대로 환율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바로 플라자 합의를 통한 환율의 인위적 절하라는 극단적 정책으로 인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및 유럽 경제의 침체가 시작된 시점입니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국가에는 큰 호재가 된 사건이었습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한 외국인 투자가 유입되면서 고도 성장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이 세계의 강력한 제조 공장으로 부상하였으며 저렴한 인건비와 막대한 농민공을 통해 국가 부흥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전반까지 필리핀 및 태국을 비롯한 동남 아시아 국가는 경제 호황을 맛 보았으나 국가적으로는 자산의 버블이 심화된 시기이기도 합니다.

1990년대 중반 태국은 세계에서 벤츠 자동차가 독일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국가 였습니다.

지난 몇년과 중국과 한국에서 명품이 잘 팔렸다는 것은 거꾸로 보면 결국은 자산 버블이 갈 수로 심화 되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한 원인은 외국 자본이 대량으로 투자 되면서 기술의 발전과 산업 자본이 축적되는 선 순환 효과의 발생이었습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생산 효율성의 향상도 지속적으로 함께 한다면 경제 성장의 든든한 배경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중국과 한국의 위기는 생산 효율성이 경제 성장률을 이제 더 이상 따라 잡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질 좋은 노동력과 산업 구조의 고도화를 위한 기술 진보가 이루어 지지 않으면 장기적인 침체에 빠질 위험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잠깐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요..

동남아시아 국가의 위기는 개혁의 실패에 있었습니다.

외국 자본 유치에 따른 양적 성장이 이루어지던 시기에 교육, 사회적 인프라 확충, 정치의 투명성 개선, 원천 기술 투자등 사회적 자본도 함께 증가해야 하는데 결론적으로 보면 모든 나라가 실패 했습니다.

이 시기 한국이 군사 독재에서 민간 정부로의 권력 이양을 비롯한 민주화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동남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보면 사회적 민주화의 진전이 경제와 어떤 상관 관계에 있는지 알 수 있을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박사 과정에서 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 자본의 축적과 함께 좀 더 살펴 보아야 할 부분은 산업 자본이 얼마나 외국에 종속되 있나 하는 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한국을 탈출해 이른바 선진국으로 가서 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그런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선진국으로 생각하는 국가들이 왜 그리 잘 사는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유럽 연합을 예로 든다면 야근도 없고 정시 퇴근에 약 한달에 이른다는 연간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여유로운 환경이라고 하죠.

물론 기술력과 우수한 인력을 통한 생산성이 높기도 하겠지만 그게 전부 일까요..

비록 식민지 경영의 시대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종말을 고했다지만 오랜 그들의 노하우는 아직까지 그들이 식민지로 지배했던 국가를 경제적으로 종속 시키는 관계로 유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난한 저개발 국가의 시민들이 부유한 선진국을 먹여 살리는 형편이지요.

예를 들어 볼까요..

태국은 실제적으로 외국 국가의 직접적 식민 지배를 경험해 본 바가 없는 국가입니다.

하지만 이런 국가 조차도 외국의 자본 종속은 심각합니다.

태국의 중요한 제조업인 자동차와 전자 산업은 일본 기업에 의해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2016년 기준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약 77만대에 이르지만 이중 태국에서 생산되는 일본 자동차의 비중은 약 88%이고 특히 일본의 대표적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의 시장 점유율은 32%에 이릅니다.

일본은 인도차이나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의 거점으로 태국을 선택했고 2016년만 약 120만대에 이르는 자동차를 수출했습니다.

또한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도 모두 일본계 기업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일부 존재하는 태국의 부품 기업들도 대부분 일본과의 합작을 통한 회사의 형태로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전자 산업의 경우는 거의 일본의 기업들이 독차지 하고 있으며 컴퓨터 부품을 생산하는 일본 대기업들이 산업 단지에 위치하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전자 산업 경쟁력이 삼성 및 LG를 비롯한 기업에 의해 급격히 향상되면서 태국의 경제 침체에 일조했다는 점입니다.

베트남의 경우 한국이 현재 1위 해외 투자국인데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전자 대기업의 선전이 지속될 수록 일본 업체가 지배하고 있는 태국은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지난 2016년 기준으로 보면 한국 기업을 통한 베트남의 전자제품 수출액은 500억 달러 이상이었습니다.

또한 정보 통신 분야에서는 한국의 네이버에서 개발한 라인이 좋은 성적을 보이면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동남 아시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의 영향력을 몰아내고 시장을 지배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남 아시아 국가가 가난한 가장 큰 원인은 낙후한 정치 체계에 있습니다.

역시 태국과 필리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른바 관료제적 자본주의라고 불리는 정치인의 기업 지분 확보, 정경 유착을 통한 정치와 기업의 밀착이 국가를 가난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스페인 식민지 시대부터 이어져 온 몇몇 가문이 국가의 모든 산업을 사유화 하고 있는 대표적 국가입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아얄라 그룹을 비롯한 대 가문에 대해 소개한적이 있으니 한번 읽어 보세요.

태국의 경우는 정치가 기업에 관여한 것은 1950년대말 군부 쿠테타로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군부에서 나온 정치인들이 금융 및 유통, 방송을 직접 소유하는 구조입니다.

국왕은 군부의 보호를 받으며 국민으로 부터 추앙받고 있으며 2014년 기준 대략 440억 달러에 이를 정도의 막대한 재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군부는 국가, 종교, 국왕을 보호한다며 통치를 정당화 하는 이론을 발전시켜 현재 태국 국민 대부분이 이를 믿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결과 왕실은 태국의 관료적 자본주의 정점에 위치하며 토지를 비롯하여 최대 상업 은행인 시암 커머셜 뱅크와 시암 시멘트 그룹등을 직업 보유하고 있습니다.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정치 체제에서 경제 성장은 필연적으로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동남아시아 국가의 시민들은 일부 부유층과 다수의 빈민층이 공존하는 사회를 이루어 가고 있습니다.

최근 태국의 프라윳 총리는 대학에 윤리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아직까지 태국의 대학생들은 모두 교복을 입고 다니며 규정을 어길시 강한 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외부인의 입장에서는 윤리 교육의 강화가 정부의 말을 순종하는 국민을 양성하겠다는 목적이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갖는것이 당연하지요.

필리핀은 두테트테가 마약 사범 척결과 부패 공직자 처단을 비롯한 강력한 사회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태국과 필리핀의 미래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호불호의 문제이고 앞으로 상황에 따라 바뀔 가능성도 높긴 하지만 현재는 필리핀의 미래에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 시스템이 변하지 않는한 당분간 이런 체제의 근본적 변화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한국의 정치는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양과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다행이 양을 책임치는 목동이 길 잃은 양을 찾는 다면 좋겠지만 간사한 늑대의 방해를 물리쳐야 하는 상황입니다.

누가 늑대고 목동인지는 다들 생각이 다르겠지만 한가지는 확실합니다.

모두 투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