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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아름다운 신부~멋진 신랑들은 허세에 빠져있다?

청명한 하늘과 부드러운 실바람이 선남선녀의 마음을 흔드는 5월은 결혼하기 딱 좋은 계절인 듯합니다.

실제로 5월에는 가뜩이나 부족한 비상금까지 꺼내어 각종 경조사비에 보태느라 생활에 쪼들려 정작 본인은 라면만 먹고 지내시는 안타까운 사례들도 많습니다.


어르신들은 요즘 결혼식이 허세만 가득한 것 같다고 혀를 차시 기도 하는데 과연 외국과 비교해서 우리의 결혼식 문화가 낭비하는 면이 얼마나 강할지 궁금해져 찾아보았습니다.


과연 해외에서의 결혼식은 어떨까요?


미국 결혼정보 업체 ‘The Knot’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작년 미국인의 평균 결혼식 경비는 3만 5329달러로, 2015년 대비 8% 늘어났다고 합니다.(시장 전문 기관 IBISWORLD에 의하면 미국 결혼식 관련 서비스 시장은 2016년 기준 721억 달러 기록)

이 금액에 신혼여행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는데 한번(요즘은 재혼 이상도 많긴 합니다만..^^) 뿐인 신혼여행을 위해서 쓰는 돈은 아까워하지 않는 심리를 고려하면 약 4천만 원은 평균 소비하지 않나 싶습니다.

미국의 경우 문화 자체가 실용 사상이 강해서 아시아권에 비해 허례허식이 심하지 않음에도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결혼식 비용을 꽤나 쓰고 있는 편입니다.

2016년 기준 미국 웨딩시장 제품 및 서비스 구성 비율(KOTRA 자료 참조)

출처: IBIS WORLD


참고로 미국에서 결혼식 비용은 신부 쪽 부모가 44%, 신랑 신부가 42%, 신랑 쪽 부모가 13% 정도 분담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장 조사 기관의 자료를 통해 결혼식 관련 소비 내역을 살펴보면 예식장 대여 및 피로연 비용이 가장 높고 그다음이 하객들을 위한 음식 순입니다.


물론 설문 조사에 참석한 결혼 정보 업체의 회원 약 1~2만 명 내외를 조사한 기준이니 실제와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합니다.

우리의 경우 신부 측이 주로 결혼식 관련 비용을 내는 경우가 많고 신랑 측은 살 집을 장만하는 비용을 내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요즘 집값이 급등하다 보니 현실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일단 결혼까지 성사되는 커플이 감소하고 있고 집은 남녀 공동 부담으로 평등하게 가는 것이죠.

가사 분담에서 공동 양육까지 사회 전반에 바람직한 선순환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만 아직은 지켜보아야 할 단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국의 결혼 문화는 어떨까요?


중국 민정부(中国民政部)가 매년 발표하는 민정사업 발전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중국에서는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약 2600만 명 (약 1300만 쌍)의 젊은이들이 결혼을 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웨딩 관련 연간 산업 규모는 6000억 위안(99조)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시장입니다.

남을 의식하며 과시하고자 하는 체면 문화는 중국인들의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산주의 체제를 거치면서 억눌렸던 현상이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다시금 90년대 출생한 세대를 통해 분출하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더 멋진 결혼식을 치르고자 하는 욕심이 자녀에게 더 좋은 것을 제공해주고 싶은 부모의 경제력과 합치면서 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평균적인 신혼부부들도 50만~60만 위안(9,870만 원)이 넘는 비용을 호화 결혼식에 거리낌 없이 지불하고 자신들의 저축액의 40% 이상을 예식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예식장이 따로 없고, 호텔이나 음식점을 대여해 결혼식을 진행하는데 과시하는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상 식장과 연회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 평균 30~40 테이블 정도 규모의 연회가 2010년 이후 크게 커져 현재는 평균 80~100 테이블 정도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아시아권 국가인 인도를 살펴보겠습니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청년층을 보유한 나라이면서 카스트 제도를 통한 신분 구분이 아직까지 시행되고 있는 나라입니다.

법적으로는 불법이 되었지만 수천 년간 이어져온 악습이 유지되면서 빈부 격차를 비롯한 인도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허례허식하면 인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국가입니다.

과거 인도의 결혼은 부모님이 점지해준 상대와 결혼하거나 친척, 지인들이 소개해준 상대와 결혼하는 풍토가 일반적이었습니다.

또한 다우리(Dowry)라는 지참금 제도로 인해 신부가 신랑 측에 지불해야 하는 부당한 관습이 만연해 있는 상태입니다. 

인도의 결혼식은 정말 화려하며 특히 신부의 치장은 온갖 장식할 수 있는 보석을 몸에 걸치고 손바닥과 손등에는 헤나문신을 아름답게 그립니다.

피로연의 경우에는 저녁부터 시작하여 하객이 모여 식사를 하면 심야가 다 되어서야 도착하는 신랑을 기다리며 파티를 하는 것이 관습입니다. 

악대를 이끌고 떠들썩한 퍼레이드와 함께 백마 마차나 코끼리를 타고 신부의 집이나 결혼식장으로 향하는데 이런 장면은 인도영화를 통해 간혹 보기도 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도시화를 겪으면서 인도 내 고등교육을 받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다우리와 같은 악습에 대한 반발 의사와 자유로운 연애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갖게 된 여성들이 증가면서 온라인 결혼 중매 사이트가 등장함과 동시에 급속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어 2013년 기준 인도에서 온라인 결혼 중매 사이트를 이용한 인구는 약 5500만 명에 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쁜 일상에서 온라인으로 자신이 원하는 조건의 상대를 찾을 수 있다는 점과 상대의 카스트, 종교 등 구체적인 정보를 사전에 알 수 있어, 가족의 오래된 결혼 전통을 유지함과 동시에 적합한 배우자를 찾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상당 부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도의 온라인 결혼 중매 사이트는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bharatmatrimony.com


미국과 중국의 신혼부부들은 결혼식에 어떤 것을 중요시할까요?


2012년 결혼한 신혼부부들을 대상으로 중국 내 가장 큰 웨딩 컨설팅업체인 중국 웨딩드레스 넷(中国婚纱礼服网)이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결혼식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8.4%가 웨딩 사진 촬영을 꼽았고, 그다음으로 결혼식장 및 연회·신혼여행 순으로 중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같은 문화권이라 그런지 우리나라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출처: 중국 웨딩드레스 넷(中国婚纱礼服网)

    

반면 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신랑 신부와 하객들이 함께 즐기는 파티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색다른 결혼식을 원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면서 본식은 물론 결혼식을 앞두고 이뤄지는 사진 촬영, 피로연 등에서도 커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맞춤 행사를 위한 DIY(Do-It-Yourself), 즉,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신랑 신부 당사자들만이 아닌 하객들이 함께 즐기고 감동받는 경험이 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음. 결혼식 당일 참석한 하객들을 위한 답례품 준비는 물론, 모두에게 특별한 날이 될 수 있도록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를 섭외하고, 사진을 직접 찍을 수 있는 포토부스(Photo Booth)를 설치하고, 스스로 디저트나 칵테일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셀프 바를 식장에 배치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국 커플들은 프러포즈를 준비하고 반지를 선물하는 약혼 과정을 크게 축하하는데, 이 단계부터 친구 및 가족 등 주변인들을 포함시켜 또 하나의 축하행사로 만드는 커플들도 많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인 듯합니다.  


미국 결혼식에서 유행하는 셀프 바(bar)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신혼부부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심한 허례허식이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요즘은 주례 없이 기억에 남을 만한 특별 이벤트에 신경 쓰는 신혼부부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고요.


멋진 신랑 신부님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