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민들레 홀씨가 되는 교수님

작년부터 B2B 전자 상거래 세계 1위 업체인 알리바바와 공동으로 대학교에서 이커머스(e-commerce)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특강 형식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와 한국외대 글로벌 캠퍼스가 알리바바 본사와 양해 각서(MOU)를 맺어 학교와 알리바바 명의의 공동 인증서까지 수여하는 전문가 과정입니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몇 주간에 걸쳐 총 3명의 강사들이 학생들에게 알리바바의 개요부터 사용법, 케이스 스터디 등으로 나누어 열강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팀별로 아이템을 선정하고 직접 알리바바 사이트에 상품을 등록하고 고객 요청에 응대하는 방법 등을 배우고 팀별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상품 선정과 온라인 마케팅에 대한 멘토링도 함께 나누면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강의를 듣고자 결심했을 때 학생들의 마음속에 심어졌을 비즈니스의 작은 씨앗이 성장하여 마윈이나 잡스 같은 전설적 거목으로 까지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교사와 교수의 차이는 한 글자밖에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 교수님이 의미하는 것은 지성의 상아탑에서 가르치는 교육자라는 사전적 의미보다 더 많은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학문적 영역 외에도 다양한 방송 매체에 전문가로 나와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도 하고 직접 창업자가 되어 스타트업(startup) 기업을 설립하기도 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직업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흔히 폴리페서(polyfessor)라고 불리는 일부 엘리트 교수층은 정부 요직에 등용되기까지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수님이 된다는 것은 명예직이기도 하면서 사회적인 성공과 같은 이미지로도 각인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배움에 열정적인 청년들에게 자신이 가진 지식을 나누고 명예와 돈까지 벌 수 있다니 정말 좋은 직업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학문에 전념하고 강의를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기초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허망한 직업이기도 할 듯합니다.


글을 쓰고 강연을 하는 분들은 남들에게서 인정받는다는 만족감이 물질적으로 힘들더라도 버틸 수 있는 힘을 준다고 합니다.


세상에는 남들이 알아주지 않지만 오늘도 사회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많은 평범한 교수님들이 존재합니다.

자신만의 경험과 지식을 타인과 공유해 주는 수많은 교수님들이 민들레 홀씨처럼 사회 각층에 퍼져 간다면 생존 경쟁에 각박해진 자본주의 철옹성에 조금은 생채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